경황이 없어서 언제가 맞는 타이밍인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나는 이 모든게 없었던 일처럼, 또는 지금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얘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냥 애기하고 싶다.

루트의 마지막에 대한 짧은 이야기.

 

 

 

루트는 총을 맞고 출혈쇼크가 올때까지 일정시간 희미하나마 정신은 깨어 있었을 거다. 주변에 머신팀은 없었고.

아마 지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겠다.  한나를 만나고 떠나보내면서 처음 죽음이란걸 경험했던 순간. 그리고 머신을, 핀치를, 머신팀을, 쇼를 만나 여기까지 온 모든 시간들.  너무..너무 외로운 인생이었는데 마지막까지도 외로웠던거 같아서 나는 많이 울었다. 

 

 

 

 

 

 

 

 

 

 

 

 

 

 

 

 

 

 

 

 

 

이전 에피에서 루트는 지하철 기지에 혼자 남아있기 싫다고  머신팀을 따라 결혼식장을 찾아왔었다. 그날 지하철 기지를 떠나기 전엔

베어 옆에서 웨딩잡지를 보고 있었고. 아마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을까. 더이상 혼자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게.

그리고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막연히나마 평범한 일상을, 평범한 가족을, 평범한 사랑을 상상해 본게.

 

 

 

 

 

 

 

 

 

 

 

 

 

누군가 끝까지 손잡아준 사람이 있었으면 더 쉬운 작별이라고 생각했을까? 더 위안이 되었을까?

마지막까지도 자기가 남겨둔 사람들, 남겨둔 많은 일들때문에 편히 눈감을 수 없었을거 같아 나는 그것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기사 그 세계와 루트는 서로에게 언제나 충분히 잔인했으니까. 그 자비없는 순간이 어쩌면 그녀에게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걸어온 길처럼.

 

 

다만, 소박하게 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홀로 남은 마지막 순간이나마  귓가에 머신이 건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를.

모두가 그녀는 혼자였다고 말할 때,  실은 혼자가 아니었기를.

머신팀을 만나고 자기안의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루트이기에  똑같이 혼자여도  예전과 같은 깊은 적막과 어둠만은 아니었을 거라 믿고 싶다.

그녀만의 소중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가져갔을 거라고.

 

 

사실은 지금도 잘 안믿긴다.  루트가 떠날거란건 알고 있었는데도.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도.

아마 다른 팬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작별일 것이고..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밖에 없다.

 

 

부디 편히 쉬어요. 사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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