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랑 퍼스코 캐릭터도 좋음.

주조연급 캐릭터들 다 잘만든거 같다.

 

특히 퍼스코는 첨에 완전 쩌리로 나온 듯 보였는데 의외로  주인공들 못지 않게 성장하는데다

개그담당이란 중책을 맡고 계심.

(카터도  연기쩔고 멋져서 좋아했는데  이젠  엠파이어 안에서 행복하소서.. 악역하고 싶다더니 소원성취 대박나신...)

 

 

 

 

 

 

 

 

 

 

 

 

 

 

 

 

 

 

 

 

 

 

 

 

 

흔한 뉴욕의 게이부부와 딸.jpg

 

 

 

 

 

 

 

 

 

 

후반에 계속 홍일점인 뤁...

 

 

 

 

 

 

 

 

아무튼 주인공 5명중  어느하나 다정하거나 스윗한 캐릭터가 없는데도

뭉쳐있는걸 보면 매우 흐뭇하다.

 

사실 퍼오인이 엄청 치밀하거나 스펙타클한 드라마는 아님

'재미'로만 따지면 더 재밌는 드라마도 많고..ㅋ

그럼에도 유독 맘이 가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

 

 

5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어딘가 결핍된 부분이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인 사회틀에서는 약간씩 맞지 않는 인물들이 모여  단단하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부족함을 채워가는 과정이 가장 인상적인 부분.

 

주연이든, 조연이든 자신의 과오를 딛고 '좋은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따듯한 시선이 깔려있다. 

 

 

 

또 캐릭터를  마구 소모시킨다는 느낌이 별로 없고  인물마다 자기만의 정의와 원칙, 논리가 있는데 그걸 충실히 따른다.

(악역들도 마찬가지. 그래서 뒤로갈수록 악역의 경계가 모호해짐. 결국엔 그들도 자기들이 믿는 대의를 따르는 것 뿐이니까

 

 

그렇게 각자가 가진 원칙이 뚜렷하다보니  자연스레 충돌이 생기는데  그게 누군가를 갉아먹는게 아니라 서로 인정하고 설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특히  전혀 다른 세계관이 충돌해서 벌어지는 딜레마나 논쟁은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을 빙빙 돌리지 않고 단순하고 명확하게 찝어줌.

 

 

 

또 캐릭터가 갖는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너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몇가지 설정을 통해  암시하는데  그런 간략한 방식도 좋음.

그러면서도 인물과 인물이 서로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모든 과정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데  일단 한번 맺어진 관계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걸 함부로 하는 일 없이 그게 연인이 됐든, 동료가 됐든  상대방에게 매우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미드에선 보기 힘든 부분이기도 한데  암울한 sf장르물 주제에 따듯함이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듯.

 

 그렇게 나름의 이유 안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걸 보면 작가들이  캐릭터들을  상당히 존중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2. 시각적인 만족.

 

색감이  이쁘다.  알록달록 예쁘단게 아니라 다른 식으로.

 영상으로 쭉 볼땐 크게 못느꼈는데  캡쳐와 스냅샷을 보며 느낀 부분.

 보다보면  배경부터 의상까지  균질하게 정돈된 느낌이 남 . 

그런 안정감은   이전에 포스팅한것처럼  세심한 세트 디자인 + 의상의 컬러랑 종류를 딱 정해놓은게 젤 큰거같음.

 

 남주들은  클래식한 수트를 고집하고 

여주들도 거의 올블랙 코트나 레더쟈켓으로 통일시켜서 풀샷에서도 나름 깔끔하단 인상을 받는다.

 

 

+  덧붙이자면  갠적으론  주연3인방  핀치,리스,루트  이 세명의 외모도 한몫한다고 느끼는게

    셋 다 얼굴에 뭔가 고전적인 엘레강스함?이 있는거 같음ㅋㅋ (+스카페이스)

 

 

 

 

 

 

 

( 머신팀 보고있으면 문득 옛날사람들이 타임슬립해서 미래에 와있는거같은 기분도 든다 ㅋㅋ 이 분들 시대물에 나와도 어울리지 않을까..)

 

 

 

 

 

3.   독특한 연출.

 

장르가 액션섞인 SF인데도  요란한 느낌이 없이 차분하고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일관적으로 뽑아낸다.

 미래지향적 소재 + 고전적 코스튬이  합쳐지니  뭔가 신세기적 디스토피아 냄새가 나는데  그게 멋짐.

 

특히 일라이어스 팀의 모든 분량, 쇼 하차부분, 4시즌 피날레가 그런점이 극대화 된 느낌.

어떤 사람은 '가오'를 잡는다 지적하지만 난 그 가오가 맘에 든다는 거 ㅋㅋㅋ

 

 

 

 

4.  드라마가 추구하는 '중간적' 포지셔닝.

 

이것도 지극히 취향적인 부분인데

나는  너무 현실적이거나  너무 판타지인것 둘 다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작품들은 보통 인간의 치부를 넘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찌질하고 이율배반적 인간상이 많다.(현실에서도 맨날 보는걸  작품에서 또 보는게  짜증남.ㅠ)

 반대로 SF를 좋아하긴 하는데 히어로물 같은 판타지나  초능력얘기는  그냥 ...넘 딴세상 이야기라 볼땐 재밌는데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그런데 퍼오인은 딱 이 중간에 있다.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면서  인공지능이란  소재를 가지고  SF로 넘어가는데

 이 인공지능이란게  이젠 마냥  사이언스 -'픽션'적 소재만은 아니라는 것.

지금 기술발전으로 보면 퍼오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한 것들이라  (일부는 실제로 일어남)

퍼오인 제작진들도  농담반 진담반  자기들 장르는  사이언스-팩트 라며 ㅋ

 

그렇다고 또 무겁기만 하지도 않고 적절히 블랙코미디를 섞어준다.

퍼오인 특유의 깨알같은 개그코드가 취향인데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이런 적절한 무게감조차 딱 좋은 것

 

 

캐릭터 설정도 마찬가지.   초능력자 히어로는 아니지만  지금의 우리들이 바라는  인간상을 대변하고 있어서

보고 있으면 희열이 느껴진다. 정말 내가 살고 있는 세상 어딘가에 똑똑한데 정의롭고 양심적인..저런 사람들이   분투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주제의식만큼은 중간적이지 않고 명료하다.

 

 

 

 

 

 

5. 전개방식

 

 

 

드라마가 장르 특성치곤  차분한 느낌이 있는데

비주얼적인 부분은 위에서 얘기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마찬가지라고 느낀다.

 

시즌당 에피수가 많아서 그런지 한번에 확 몰아치는것보다  떡밥을 차근차근 풀었다 회수하는데, 그 과정이  계단을 하나씩 밟아 나가듯 진행된다.

첨부터 많은걸 보여주진 않지만  단계적이고 전략적으로 판을 키워나가는 것.

그 모든게 엄청 치밀하진 않아도 이정도 짜임새면  나쁘지 않다.

 

 

 

 

(대개 리핀 팬들은 2시즌 이후로는 쳐주지 않던데  4시즌 후반이 망인건 인정하지만

난 3시즌~4시즌 초반까지도 나름 계획한 대로 잘 달려왔다고 느낌. 

1시즌의 수사물 형식은 솔직히 나아갈 수 있는 한계가 너무 뻔해 보여서 그런 식으로 계속 갔어야 했다는 게 잘 이해가 안된다.

 

퍼오인은 줄곧 이런모양으로 판이 커지도록 계획 된 이야기였고 

확장된 주제에 맞게 역할의 변화와 추가는 자연스러운 일.  카터의 하차도 첨부터 예정된 것이었고.

 

4시즌 중반에 와서 흔들거리기 시작한 퍼오인에 대해선 따로 글을 쪄봐야겠다ㅜ)

 

 

 

 

 

6. 적절한 수위

 

소재로 따지면 폭력이나 잔인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순 없는 장르이다. 

그런데 공중파인 덕분인지 불필요하게 자극적이거나  신체훼손을 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정주행이나 복습을  제법 맘편하게 할 수 있었다.

 

(워낙 유리멘탈이라  한장면이라도  소름끼치거나 거슬리는 신체훼손이 있으면 복습은 커녕  아예 중간에 그만두는 일이 다반사..)

 

또 너무 충실한 공중파 수위라  배우노출도 거의 없는데  화끈한 걸 좋아하는 분들한텐  이런 점이 실망스런 부분일수도 ㅋㅋ 

 

 

 

 

 

7. O.S.T.

 

인물별로 테마뮤직이 있고  상황마다  선곡을 참 잘함.

막귀인 내가 들어도 음악이 멋지다고 느낄 때가 많다.  웅장한 클래식 같을 때도 있고.

몰랐는데 우리나라 예능에서도 종종 퍼오인 오스트를 튼다고 함 ㅋ

 

 

 

 

 

 

 

 

 

 

 

 

 

 

 

 

 

 

 

 

 

 

 

 

 

 

 

 

 

 

 

 

 

 

 

 

 

 

 

 

 

 

 

 

 

 

 

 

 

 

 

 

 

 

 

 

 

 

 

 

 

결론은 이런 드라마가 5시즌 반토막이 나서 곧 종영...아 너무 슬프다 내 퍼오인 ㅠㅠ

마무리라도 후회없이 멋지게 해주길ㅠ